지난 2015년 9월26일부터 9월29일(대체휴일포함)까지 추석연휴 동안, 처음으로 다녀왔던 첫 해외 가족여행지 대만! 3박4일 패키지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첫 해외가족여행, 대만! 타이베이 시내편 vol.1]
[대만 가족여행! 타이베이101빌딩 外 시내편 vol.2]
[대만 가족여행! 충렬사, 용산사, 화시지에 外 문화편 vol.3]
앞에서 타이베이101빌딩, 시먼딩 등 타이베이 시내와 대만의 대표 문화역사 관광지인 용산사, 충렬사, 화시지에 야시장에 대해 얘기를 해보았었는데요. 이번엔 대만 사람들의 자랑거리인 세계 4대박물관 중 하나 국립고궁박물관과 대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장제스 중정기념당의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모든 이야기는 현장감을 위해, 가이드의 설명 그대로 전달하겠습니다.
세계 4대 박물관(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중 하나라는 이유로 너무 기대를 해서일까요?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의 외관은 솔직히 기대보다 살짝 못했던 것 같아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웅장할거라 생각했었거든요. 오히려 작고 아담한 느낌이었답니다. 여기서 알게 된 사실 하나! 베이징에도 바로 자매(?) 고궁박물관이 있다는 것!
본래 베이징 고궁박물관에 있었던 수많은 보물들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장개석)가 대만으로 옮겨 새로이 고궁박물관을 만들었던 역사가 있었다고 해요. 그렇게 중국의 진귀한 보물들의 대부분이 이 곳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게 된 것이랍니다. 베이징 고궁박물관은 사실상 빈껍데기(?);;
그 수가 무려 70만여점 가까이 된다고 하니, 당연히 이 모든 소장품을 한번에 전시하지는 못하고, 특별전 등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교체하며 보물들을 공개한다고 해요. 그리고 박물관의 건물 규모를 작게 지은 것은 장제스가 언제고 중국 본토로 돌아갈 웅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왠지모를 비장함이 느껴졌었어요.
한국인 반, 중국인 반, 대만인 조금?
쑨원(손문) 선생 동상
대만이 어딜가나 다 그렇듯, 대만 국립고궁박물관도 겉보다는 속이 정말 알찼는데요. 규모에 비해 비좁다는 인상은 있었지만, 바닥부터 천장까지 대리석을 아낌없이 써서 호화찬란한 느낌이랍니다.(이어지는 중정기념관도 마찬가지)
꾸깃꾸깃된 음성가이드 기기 안내도;
총 3개층에 걸쳐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역시나 내부촬영은 금지되어 있었어요. 확실히 패키지 가족여행이라서 그런지 한국어가 제공되는 음성가이드 기기까지 여행사에서 신청해놨더라구요. 중요 유물들에 대한 설명이 잘 녹음되어 있어서 꽤나 유용했었답니다.
가이드가 선정한 고궁박물관 주요 유물
이번 대만 패키지여행의 가이드분은 막 가이드 일을 시작하신 분이라서 그런지 정말 열정적으로 안내를 잘해주셨는데요. 별도로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꼭 봐야할 유물들을 이렇게 친절하게 정리를 잘해주셨더라구요.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모두 보지는 못했어요. 한국이든 대만이든 중국관광객의 압박!;;
취옥백채 [대만국립고궁박물관]상아투화운룡문투구 [대만국립고궁박물관]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보물 2개를 꼽으라면 '옥배추(취옥백채; 추이위바이차이)'와 '상아공(상아투화운룡문투구)'이라고 하는데요.
취옥백채 [대만국립고궁박물관]
- 소문 -
옥배추(취옥백체)는 배추에 여치와 황충이 붙은 모양을 비취에 조각한 것으로, 청나라 태조가 명나라 장인에게 작업을 지시해서 만들어졌답니다. 그런데 명나라 장인이 여기에 숨은 뜻을 담아서, 아랫부분 하얀색은 명나라, 푸른 잎은 청나라를 뜻해서 두 마리의 곤충이 잎사귀를 갉아먹어 청나라가 망하기를 기원했다는 거죠.
취옥백채 [대만국립고궁박물관]
- 알려진 사실 -
옥배추(취옥백체)는 또 서태후와의 인연으로도 더욱더 유명한데요. 청나라말 권력자 였던 서태후의 며느리가 예물로 바친 것으로, 번식력이 강한 곤충이 번영을 상징해서라고 하네요. 서태후는 죽을 때 같이 묻어달라고 할 정도로 아꼈다고 해요.
상우투화운룡문투구 [vanilla000000.blog55.fc2.com]
상아공(상아투화운룡문투구)은 청나라 때 장인 가문이 무려 3대에 걸쳐 조각을 했다고 하는데, 상아공 안에 다시 상아공이 있는 형태로 무려 17개의 공을 겹쳐 완성을 했는데요. 장인의 무서운 집착이 느껴질 정도 였답니다. 현대의 기술로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요.
상아투화운룡문투구 [kazumiudon.blog102.fc2.com]
구경 약 11cm의 상아 공 속에 총 17개의 공이 겹쳐져있고, 상아공들 간에 붙임이 없어 자유롭게 회전도 되고 딱 일직선 상으로도 원형구멍을 맞출 수 있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죠? 더 놀라운 건 상아투화운룡문투구의 상아공 하나하나에 정말 섬세하기 그지없는 화려한 용무늬가 새겨져 있다는 점이랍니다.
육형석 [대만국립고궁박물관]
조감란핵주 [대만국립고궁박물관]
조감란핵주 [대만국립고궁박물관]
그 외에 기억에 남았던 유물은, 이른바 삼겹살돌로 유명한 '육형석' 과 청나라의 궁중조각가 진조장이 만든 '조감란핵주' 였어요. 육형석은 천연의 돌에 색을 입히는 교조라는 기법을 활용해서 만들었고, '조감란핵주'는 손가락 두마디(길이 3.4cm 폭 1.5cm) 정도되는 작은 올리브 씨앗에 정교한 조각을 한 것 이랍니다. 배 밑면에는 소동파의 적벽가 전문 357자까지 새겨져 있다고 하니 정말 놀랍더라구요.
중정기념당은 대만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장제스(장개석) 총통을 기념하여 타이베이 시내에 1980년에 지었다고 해요. 태풍이 오기전 빗속에 보인 그 규모를 보고 정말 놀랐답니다. 심지어 국립고궁박물관보다 더 웅장한 느낌이었어요. 장제스 총통이 대만에서 가지는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죠. 커다란 명나라식 정문 양옆엔 국립극장과 콘서트홀이 있답니다.
무게 25톤에 달한다는 장제스 총통의 동상이 정문에서 맞이하고 있었는데요. 장제스 동상이 있는 홀의 규모는 그 크기에 정말 놀랐었고, 모든 건축자재가 값비싼 대리석으로 쓰였다는 점에 또 한번 놀랐었던 것 같아요.
장제스 총통의 위엄있는 동상은 멋있는 근위병들이 지키고 있었는데요. 정말 마네킹 처럼 꼼짝도 안하더라구요; 근위병의 복장을 챙겨주는 담당직원도 따로 있었어요. 대만이 아직까지는 징병제라고는 하는데, 곧 모병제로 바뀐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중정기념당에는 장제스 총통 생애와 관련된 다양한 그림, 사진과 기념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특히 대만인들에게 존경받는 장제스 총통의 부인 쑹메이링 여사와 관련된 사진이나 자료들도 많았어요.
교과서에서 한번씩 봤음직한 사진과 그림들도 많이 보였는데, 그림의 경우는 장제스 총통을 특히나 많이 미화해서 표현이 되었다는 설명을 들었답니다. 역시, 역사는 승자(?)의 편인 것 같네요;
최근 대만에서도 장제스 총통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일부 생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생전에 그 검소했던 생활만큼은 존경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필리핀에서 선물받은 캐딜락을 평생 몇번 타지 않았다고 해요. 생전의 총통 관저도 권력자의 방 치고는 검소하죠? 이 방의 시계는 장제스 총통이 돌아가시는 그 시간에 멈춰져 있답니다.
장제스 총통의 사당 사진이랍니다. 장제스 총통은 죽어서라도 중국 본토로 돌아갈 것 이기 때문에 땅에 묻지 말아달라고 해서 사당에 모셔져 있다고 해요. 최근 장제스 총통의 자손들에 대한 잇따른 불운이 겹치며, 자손들이 정식으로 땅에 묻고서 묘지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네요.
중정기념당 한켠엔 큰 연못과 한적한 공원도 있었는데요. 건물도 대리석으로 짓더니, 벤치 의자도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더라구요. 훌륭한 위인이었냐에 대해서는 타국 사람으로서 평가하기 어렵지만, 역사에 길이남을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지 않나 싶어요.
이번 대만 패키지 가족여행에서 국립고궁박물관과 장제스 중정기념당을 둘러본 소감이라면, 역시 '대륙의 중국인의 혼이 대만에도 이어져 있구나' 였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중국과 대만이 다시 하나로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실제로 최근 대만사람들도 인식이 그렇게 바껴간다고 하더라구요. 단지, 그 형태에서 얼마만큼의 자주권을 보장받느냐가 관심사라고 해요.
[중정기념당의 명물 근위병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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